평소에는 스릴러나 SF, 액션을 즐겨보는 터라 잔잔한 영화는 굳이 찾아보진 않지만,

이 영화는 그냥 사랑스럽다, 

한 남자의 기타소리와 한 소녀의 발걸음소리가 거리에서 만났다.
그는 사랑을 잃었다. 사랑을 떠나보내고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소녀는 남편과 떨어져 사는 유부녀다. 그녀는 길위에 서서 그의 노래를 듣는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한다. 어떤 끌림으로 시작이 되었다.
그들은 너무나도 비슷했다.
서로의 아픔과 모든 느낌을 공감하고, 비슷함에 전율을 느낀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서로의 매력에 무섭게 빠져드는 그들..

그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을까.
소녀의 삶에 대해 묻는 남자앞에서
남자가 알아 듣지 못하는 러시아어로 "난 당신을 사랑해"라고 대답한 소녀의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을까.
늦은밤 망설이다 결국 소녀에게 "자고 가"라고 말한 그의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을까.

감독은 이 영화에서 사랑을 격렬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닿을 듯 말듯. 조심스럽고 잔잔히..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의 결말은 무엇일까
현실을 위해 사랑이라 생각했던 것을 놓아버린 것, 사랑을 위해 현실을 버린것.
사실 우리들은, 아마도 현실을 위해 사랑이라 생각했던 것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더많다.
만약 다른 이에게 그것이 혹 배신이었을지라도, 이해 못할 것이었을지라도 
나에게 그것은 사랑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감정이었기에
나만의 비밀사랑이 되어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결국 그들은 감정만 고스란히 남겨놓은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소녀와 남자의 노래를 담은 앨범은 완성되었지만 그들은 완성되지 못했다.

피아노를 치며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소녀
헤어지기 전날 불장난을 운운하며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던 소녀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만약 나였다면.

그녀가 만들어내는 피아노 선율이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그녀가 만드는 음악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는 나의 노래를 완성시켜준다.
우리가 함께하는 선율속에서 나는, 나의 노래는 점점 그의 것이 되어간다.

once.
한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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