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 존스의 권총으로 빵 쏘아 죽이는 그런건
아니예요.
제 마음속에서 죽이는 거예요. 
사랑하기를 그만두는 거죠. 
그러면 그 사람은 언젠가는 죽어요.

새벽 한시 집에 도착해서 잠깐 책을 읽었다.
내가 10년째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책인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사랑을 그만 두는 것은 살기를 그만둔다는 이 엄청난 철학적인 이야기를
이 꼬마녀석은 이미 알고있고, 그건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고작 5살짜리라는 것을 굳이 의식하지 않는다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어쩌면 5살짜리도 아는 것을 어른이 되면 자꾸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혹은 어른이 되면 외면하고 마는 것을 이 아이가 끄집어 내주는 것일까.
버스커버스커의 ‘향수’라는 노래가사 중에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고 예쁘게 표현한 가사가 있는데 
사실 그 가사는 실제 외국의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이 뭐냐고 질문하자 
대답한 명대사 중에 하나였다.
‘사랑이란 향수를 바른 한 소녀와 애프터쉐이브를 바른 한 소년이 만나서
서로의 향기를 맡는 거에요‘
그렇게 보면 5살 어린 제제의 이런 통찰과 상상은 소설 속 공상이나 망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도 모두 어렸을 때 제제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이제는 잊어버려서 알 수 없다..

" 내가 잘 설명해주마. 그건 말이다.
네가 자랐다는 증거야.
네가 더 크면 네가 마음속으로 말하고 보는 일을 '생각'이라고 하게 된다.
너도 생각을 갖게 된 거야 "

" 그럼 철이 든다는 말씀이세요? "

" 그래, 잘 기억하고 있구나.
그 땐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생각이 자라고 자라서 네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되는 거야.
그때는 네 눈이 다시 뜨여 인생을 아주 새롭게 보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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